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콘텐츠 칼럼, 인터뷰/콘텐츠 명사 2010/07/30 04:05 by 전충헌 코딕

“MB만 친서민 외쳤지 몸 던진 참모·내각 없었다” [중앙일보]

2010.07.30 01:37 입력 / 2010.07.30 01:44 수정

이 대통령의 ‘정책 브레인’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인터뷰

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곽승준 위원장(사진·장관급)은 “이명박 대통령은 친(親)서민을 외쳤지만 그걸 위해 몸을 던진 참모와 내각이 없었다”고 말했다. 곽 위원장은 28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“(내각과 청와대 참모들이) 그동안 용기 있게 못 했다”며 이같이 말했다. 곽 위원장은 이 대통령의 ‘친서민 드라이브’가 ‘대기업 때리기’로 시장에서 받아들여지는 데 대해서는 “또 하나의 왜곡”이라고 했다.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인 곽 위원장은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만든 ‘공약 설계사’다. 현 정부 들어 1기 청와대에선 국정기획수석을 지냈다. 다음은 일문일답.

◆MB의 ‘대기업 때리기’?

- ‘대기업 때리기’에 대한 우려가 크다.

“나라의 중추가 민간기업이라는 게 이 대통령의 기본 생각이다. 노무현 정부는 기업을 적대시했지만, 현 정부 대기업관은 ‘함께 키워 나눠 먹자’는 것이다. 다만 이 대통령은 요즘 선진 자본주의에서 가장 큰 덕목인 나눔·기부·배려를 실천해달라고 주문하는 거다.”

-정부에선 앞다퉈 대기업 압박책을 내놓는데.

“그런 식으로 대기업을 압박하는 건 문제다. 대기업이 투자를 할 수 있는 제도 개선과 규제 개혁이 우선이다. 그런 뒤 투자하면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게 순서다. 현재 정부는 법인세부터 인하해줬다. ‘돈 쌓아 놓고 투자 안 한다’고 비판할 거면 법인세는 무엇 하러 깎아줬나.”

-대기업은 잘못이 없나.

“중소기업과의 관계에선 대기업 잘못이 크다.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‘파트너’가 아니라 ‘용역업체’로만 보는 게 현실이다. 이름 대면 알 만한 1세대 벤처인도 ‘대기업과 일하면 무조건 손해’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더라. 아이폰을 만드는 애플사는 콘텐트 개발 중소기업에 이익의 70%를 준다. 하지만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연간 3조원을 마케팅에 쓰면서 중소기업이나 소비자를 위한 배려엔 인색하다.”

-대통령이 사회적 기업도 자주 언급하는데.

“ 국내 대기업들의 노력이 크게 부족해서다. 지난해 위원회 차원에서 사회적 기업 육성 정책을 만들려고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문의했더니, ‘우린 그런 거 절대 안 한다’는 답변이 돌아왔다.”

◆안 지켜진 친서민 정책기조

-대통령이 ‘친서민, 중도실용주의’를 천명한 지 1년이 지났다.

“대통령의 머릿속에는 처음부터 친서민 기조가 확고했다. 우리 정부가 처음 출발할 때 내세운 게 ‘따뜻한 시장경제’였고, 처음 추진한 정책이 ‘뉴스타트 2008’이었다. 시장에서 소외되고 쫓겨난 서민들을 정부가 보듬자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었다.”

-그럼에도 민심의 체감도는 낮 다.

“당장 나부터 ‘뉴스타트 2008’이 어디 가 있는 줄 모르겠다. 서민들을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사교육비부터 줄여주지 못하지 않았느냐. 이렇게 중요한 사안에 대해 핵심에 있다는 사람들조차 일치된 의견을 못 냈으니 현장 공무원이 움직였겠느냐.”

-왜 안 되고 있는 건가.

“(내각과 참모들이) 열심히, 꾸준히 안 한 거다. 오히려 그 반대로 간 측면이 크다. 현 정부 초 서민들이 어려울 때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완화를 들고 나왔다. 요즘도 정부는 상속세 감면 얘기나 꺼내고 있다. 상속세를 깎아줘 혜택 볼 사람이 우리나라에 몇 명이나 되나.”

-종부세 완화도 잘못됐다는 건가.

“종부세를 만든 건 잘못이었다. 하지만 완화 전에도 종부세 대상자의 99%가 납세를 했다. 그렇다면 이렇게 마련된 재원을 친서민 정책에 유용하게 써야 했다. 그런데 우리 정부는 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정치적으로 풀어버렸다.”

-무슨 의미인가.

“‘대선 때 지지자 중 종부세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많다’는 정치적 계산으로 종부세 전면 완화를 덜컥 발표해 반발을 샀다는 소리다. 이런 조치 탓에 대선 때 대통령을 지지했던 수도권 20~30대가 등을 돌렸다.”

◆DTI 논란도 실수

-최근 총부채상환비율(DTI) 논란도 마찬가지인가.

“그건 좀 다르다. DTI는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아주 효율적인 수단이다. 이건 지역별로, 그때그때 실무선에서 풀고 묶고 하면 되는 문제다. 이걸 ‘대통령 어젠다’로 부풀리고, 이념 공방이 오가게 한 건 고위 정책 결정자들의 실수다.”

이상렬·서승욱·남궁욱 기자
사진=최승식 기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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